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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한 사람으로서 온전히 자유롭기 위해선, 모든 관계를 단절한 채 지낼 수 밖에 없다. 관계에 개입하는 이상, 나의 완벽한 자유는 타자로부터 틈입을 당해 나와 타자의 간극 속으로 유리된다. 자폐적 개인이 되지 않는 이상,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곤두세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때론 나의 것이지만, 때론 타자의 것이기도 하고, 때론 나와 타자의 것이 뒤섞인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철저히 개별적인 1대1 관계에서 나는 가끔 타자를 배제하고 나만을 위한 목소리를 내려는 나를 발견하고, 움찔 뒤로 물러선다. 그리고 한참을 웅크리고 있다가, 나만을 위한 목소리를 내려는 나의 욕망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을 때 다시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선다. 그런 나를 보는 1대1 관계에서의 타자는 늘 의문스러워 하고, 결핍에 아파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파하는 네가 나도 아프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내가 그 자폐적 개인의 영역 속에서의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아직 나의 개입이 두렵다. 문제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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