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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 이번에도 시작은 느렸다. 무언가 새로운 환경이 나를 덮칠 때, 나는 그 환경에 즉자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마뜩지 않다 느낀다. 그건 아마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 새로운 환경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내가 그것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으며, 내가 그것에 종속되지 않고 그것을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사유해야할 것인가, 라는 생각들이 정리되지 않았을 때 그 환경을 선뜻 받아들이는 건 내게 별달리 의미가 없다. “시대의 조류이니 따르지 않을 수 있을테냐”라고 외치는 목소리에 “그러지 않을 수 있다”고 소리 높일 수 있는 까닭이다.


140자 이내로 내 사유를 오롯히 담을 수 있을까, 했던 것도 느린 시작의 이유였다. 내 사유가 그만큼 깊고 넓다는 게 아니라, 내 사유에 바탕한 글 자체가 압축적 시어의 형식보단 산별적 문장의 형식에 어울린다 느껴서다. 압축적 시어로 마음을 표현해낼 능력이 없다는 말도 된다. 그래서 나는 핵심으로 말하기보다 맥락으로 말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트위터도 140자를 넘겨서 말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고, 블로그와 연동해 무언가를 말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았으며,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됐다.
 

그래서 수줍게 시작한다, 트위터. @Bnan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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