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인 아버지를 '스펙'으로 썼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행동으로 과시하던 35세의 한 여성이 아버지와 손을 잡고 나란히 백수가 됐다. 며칠 동안 신문과 방송은 이 부녀에게 칼을 씌운 채 칼춤을 췄다. '현대판 음서제도의 부활'이라는 거창한 수사까지 등장시키며 장관 부녀를 그 부활의 상징으로 규정한 채 한껏 매질했다. '다수 대중'은 장관의 낙마 이후까지 온통 부녀의 '공정치 못함'을 술안주로 삼았고, '공정한 사회'를 내걸었던 대통령은 사실상 폐지로 가던 고시 제도를 부랴부랴 무덤에서 꺼내놓으며 급한 불을 끄려 애썼다. '다수 대중'은 백수가 된 부녀를 비난하며 '그래도 대한민국은 건강하다'는 명제 아닌 명제를 '재확인'하려 했고, 대학 입시에서의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같이 전형 과정을 불투명하게 하며 '특권..
이재훈의 인앤아웃 no.17 얼마 전 동생이 전화를 걸어왔다. 잔뜩 열 오른 목소리로 "형, 나 아이폰 샀는데, 기자들이 쓰면 좋을 것 같아. 형도 사라"고 했다. 50인치 LED TV가 나오는 시대에 영화를 빔으로 쏘는 아날로그적 맛이 조아 중고 프로젝터를 살 만큼 ‘레이트 어댑터’인 난 "뭐가 그리 좋냐"라며 시큰둥했다. 하지만 동생은 기가 꺾이지 않고 "아무 데서나 인터넷이 가능하고, 글도 어디서든 올릴 수 있어. 형이 어디서든 기사를 쓸 수가 있다고!"라고 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데다 못지 않은 레이트 어댑터인 동생을 한껏 달뜨게 하더니, 열풍이 불어 연말까지 5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가 생길 태세란다. 대체 왜, 란 궁금증이 도졌다. 아이폰 사용기를 찬찬히 뜯어봤더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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