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이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철도파업 돌입 직후인 지난 15일에는 과의 인터뷰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 코레일 적자가 많으니 알짜 노선을 분리해 경쟁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해가 되는 논리냐”고 말했고, 24일 아침자 한겨레에는 코레일 쪽으로부터 “파업의지 불사르는 인터뷰 자제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일부에선 그가 철도공사 사장이던 시절은 철도파업에 강경대응하는 현 최연혜 사장 체제와 달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말은 사실일까. 그래서 네이버 뉴스 상세검색에서 그가 철도공사 사장 시절인 2005년 1월1일부터 2008년 1월31일(재임 기간 날짜는 정확하지 않다)로 검색 기간을 설정하고..
18일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자, 관련 기사의 조회 수는 평소 온라인 톱기사의 3배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아마 대부분은 이번 판결로 자신의 임금이 어떻게 변했는지,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지 계산해보기 위해 클릭했을 것이다. 온라인 데스크는 그런 바람을 받아 재빠르게 임금 변화 예측 기사를 잘 보이는 위치에 배치했다. 정작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자본과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정무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사실은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의 판단을 소급 적용하는 것에 대해 “기업으로선 예상치 못한 과도한 지출을 하게 되고 기업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되므로 신의칙상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법원과 판사의 자기존립 근거를 흔드는 논리였다. 근로기준법은 기본적으로 강행법규이다. ..
대개는 조밀한 인간사에서 벗어나 세상을 조망하거나 관망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높은 곳에 오른다. 그러나 오히려 세상의 주목과 관심을 받으려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경우도 뜻밖에 많다. 특히 쉽게 알릴 수 없는 절실함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이들은 그 절실함만큼의 공포를 무릅쓰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타인의 무뎌진 공감을 얻어내려고 그 위에서 극한의 고난을 감내한다. 하지만 자극에 익숙해지면 더는 자극이 아닌 것처럼, 사람들은 이제 고공 농성이라는 공포와 고난을 택하는 이들을 익숙한 눈길로만 바라본다. 그들이 왜 그곳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해서는 어느덧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그들이 올라가 있다는 현상만 희미하게 감지할 뿐이다. 은 그들이 공포와 고난을 택한 이유, 공포와 고난을 택할 수..
이 주의 트윗 @unheim : 노동자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더 널리 퍼져야 하거늘, 그 목소리가 따옴표로 묶인 채 그 누군가의 '지적 재산권'으로 둔갑해 배포를 거부당하는 이 사태의 황당함보다는.... 공작가의 싸가지에 대한 분노가 더 큰 게죠 2009년 여름 쌍용차 옥쇄파업의 이유는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였다. 회사는 정리해고 사유를 ‘경영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쌍용차의 ‘구세주’로 등장한 중국 상하이차가 핵심 기술을 유출한 뒤 회계를 조작해 회사를 법정관리 체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처음부터 기술유출을 우려했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정리해고 이후 법정 관리인은 회사의 운명과 국가 경제를 대의로 내세우며 노동자들을 배제했고, 이명..
하나의 사안을 둘러싼 논쟁의 지점이 어디에 집중되느냐는 그 사회의 주된 관심사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그래서 그 사회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대학 교육의 공공성 확충과 학벌 서열 체제 완화를 위해 2003년 처음 제안된 뒤, 교육계에서 9년 동안 논의되어온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방안이 ‘서울대 폐지론’으로만 축소돼 논의되는 현상은,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가 얼마나 서울대 중심의 사고방식에 얽매어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최근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썼다”는 서울대 출신의 한 사회과학도는 온라인 토론 사이트에, 그리고 “대학 평준화는 서울대의 국제적 경쟁력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는 한 서울대 사회학과 학부생은 보수 일간지에 각각 글을 기고했다. 이 사실 역시 한국 사회의 주된 발언 권력이 어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주된 목소리는 보편성에 대한 요구였다. 지난 6월 10일 2만여 명이 모인 서울 청계광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들린 구호는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하라”였다. ‘조건 없는’이란 관형어에는 “누구나 ‘미친 등록금’에 대한 부담 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허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보다 나흘 전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광장에서 “우선 소득 하위 50%까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자”고 발언했다가, 대학생들의 야유를 듣고 하루 만에 “전계층 실시”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보편성에 대한 요구와 그 요구의 즉자적 수용은 그 한계가 분명함에도, 다수 언론에 의해 ‘좌 클릭’이라는 수사로 포장됐다. ‘보편적 접근성’ 요구는 일단 정당 연간 비용 1천만 원을 넘나드는 등록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