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트윗 @mettayoon : 영화 '광해'를 보았습니다. 기득권자들,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친일과 독재의 뿌리들. 광해를 죽이려던 서인 세력들과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몬 그 침묵의 카르텔이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문재인후보가 운 이유, 이제사 납득이 됩니다. 이것은 어떤 가면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에서 조선의 왕 광해는 암살 위협을 피하고자 자신과 닮은 천민 하선에게 대역을 맡긴다. 하선은 독에 취해 쓰러진 광해를 대신해 군왕 노릇을 한다. 조세 개혁을 위한 대동법을 시행하고, 명에 사대를 주장하는 신하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며 실용적인 중립 외교를 명한다. 무엇보다 백성을 우선으로 생각한 착한 군왕의 현시다. 이야기는 또 다른 가면을 낳았다. 여기서 가면은 가짜 왕 하선에..
정기구독 신청 “덕후와 잉여라는 주체를 관통하는 공통된 흐름은 소비중심주의적 주체입니다. 생산중심주의 사회에선 배제되던 존재들이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가 개인화·파편화하면서 기성세대 관점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주체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주체와 양식이 ‘덕후’와 ‘잉여’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사전을 보면 덕후는 ‘어떤 분야나 사항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열중하며 집착하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어 변용이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잉여는 ‘사회에서 인정을 못 받아서 인터넷상에서 온갖 찌질한 짓으로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인간’이라고 설명돼 있다. 덕후는 1990년대 한국 사회가 문화적 다양성을 조금씩 확장하면서 소비주의를 중심으로 주체와 양식을 차츰 외화했다..
#1. 리영희 선생은 휠체어에 몸을 싣고 있었다. 무릎 위에는 담요가 올려져 있었고, 말을 하는 입술은 한쪽의 입꼬리가 다른 쪽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균형이 무너져 있었다. 하지만 선생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파주까지 찾아와, 막 ‘기자’라는 호명을 안고 연수를 받으러 온 후배들 앞에서 ‘쓰는 자’의 책무에 대해 조곤조곤 역설했다. 이른 함박눈이 거세게 쏟아진 2003년 12월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 선생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의 일례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거론했다. “남북한 사이에 영토와 군사분계선에 대한 협정은 1953년 정전협정과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뿐입니다. 두 문서에선 오로지 쌍방이 인정한 영토와 군사분계선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전협정에는 군사분계선을 연장할 수 ..
이재훈의 인앤아웃 no.35 인간 광우병으로 알려진 변종 크로이츠-야코브병(vCJD)의 존재는 1996년 영국 정부가 처음 발표했다. 영국 정부의 광우병자문위원회 위원인 존 콜린지 교수는 이 병의 잠복기간이 최장 30년에 이를 수 있다고 2001년 말했다. 소의 장기와 뼈, 살코기로 만든 사료, 즉 동종의 육체를 씹어 먹고 자란 소의 고기를 섭취한 사람에게 이 병이 나타날 잠재적 위험성은 잠재적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즉자적이면서도 가시적인 공포에 직면하지 않는 이상, 매일 밥벌어 먹으며 자신을 둘러싼 개별적 욕망의 충돌 속에 매몰된 채 벅차게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잠재적 위험성은 일상과 유리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근대 국가는 그래서 존재한다. 개인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위험을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