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강사 효준이의 100만원
이재훈의 인앤아웃 no.5 녀석은 늘 웃음이었다. 독실한 신자로 술을 삼가는 녀석은, 모임마다 끝까지 남아 독주의 고통에 허덕이는 선후배를 챙겼다. 이사를 도우러가면 목장갑을 낀 녀석이 늘 한쪽에서 끙끙대며 짐을 옮기고 있었다. "넌 좀 그만 와도 돼"라고 핀잔주면, 씩 웃고 말았다. 4수로 뒤늦게 4년제 대학 3학년이 된 후배 효준(28)이는 그러던 어느 날부터, 모임에도 이사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 녀석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묻어나지 않았다. "보습학원 비정규 강사로 일해요"라고 했다. 처음 넉 달은 80만원, 이젠 100만원 받는다.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꼬박 수업한 대가다. 때문에 녀석은 대학 강의를 오전에 몰아서 듣는다. 4.2점을 웃돌던 학점은 3점을 겨우 넘긴다. 밥값과 교통비로..
너를 바라보는 시선
2009. 9. 2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