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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관조한다. 정적인 그림을 보고 동적인 상상을 한다. 때론 자신의 상상이 개조해낸 캐릭터를 묘사하며 따뜻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까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지점에서 더는 발을 내딛지 않는다. 캐릭터가 처절하게 몸부림쳐도, 그녀는 입을 막고 함께 울지언정, 그 몸부림을 받아 안아줄 깜냥이 자신에게 없음을 알고 그 자리에 주저앉을 뿐이다. 그녀는 담담히 자신의 한계와 자신의 깜냥, 자신의 시선을 글로 표현한다. 그래서 그녀의 글은 몰입하지 않은 만큼이나 깔끔하다.




그는
몰입한다. 개체를 둘러싼 온갖 이데올로기의 틈입이라는 물결을, 그는 온 손가락과 발가락을 동원해 조금이라도 막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끝내 그 개체는 이데올로기의 틈입으로부터 물들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이 막을 수 있었던 차단의 한계에 끊임없이 좌절하지만, 또 일어선다. 그리고 그는, 그만큼의 몰입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자신을 객관화하려다, 설명의 과잉에 빠진다. 자신만큼 몰입해보지 않은 자에게, 자신의 몰입을 글로 설명하려면, 말은 중언부언 많아질 수밖에 없다.




관조와 몰입은 대상을 향한 거리감의 차이다. 그녀와 그의 간극에서 나의 위치는 좀더 그에 닿아있는 듯하다. 그는 과도한 몰입을 반성하고싶다고 했다. 그러면 그에겐 관조와 몰입 사이의 '중용'이 문득 찾아오지 않을까. 나도 함께 반성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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