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8일 오후 2시.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조선소 사옥 앞에는 2개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사옥에 걸린 현수막에는 ‘노동조합은 회사와 하나되어 한진중공업 75년 역사 조선 1번지 긍지와 자부심을 되찾겠습니다’라고 써 있었다. 그 건물 바로 앞에 세워진 천막 텐트의 현수막 문구는 ‘158억 손배소 철회하고 민주노조 탄압 중단하라!’였다. 지난해 11월 10일 김진숙(52)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노사가 ‘1년 뒤 정리해고자 복직’에 합의하자 농성 309일 만에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왔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난 11월 9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92명 복직’ 뉴스가 보도됐다. 그런데 왜 여전히 천막 텐트가 있고, 회사와 화합하는 노조와 회사를 비난하는 노조로 나뉘어 서로 대립각..
대개는 조밀한 인간사에서 벗어나 세상을 조망하거나 관망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높은 곳에 오른다. 그러나 오히려 세상의 주목과 관심을 받으려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경우도 뜻밖에 많다. 특히 쉽게 알릴 수 없는 절실함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이들은 그 절실함만큼의 공포를 무릅쓰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어떻게든 타인의 무뎌진 공감을 얻어내려고 그 위에서 극한의 고난을 감내한다. 하지만 자극에 익숙해지면 더는 자극이 아닌 것처럼, 사람들은 이제 고공 농성이라는 공포와 고난을 택하는 이들을 익숙한 눈길로만 바라본다. 그들이 왜 그곳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해서는 어느덧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그들이 올라가 있다는 현상만 희미하게 감지할 뿐이다. 은 그들이 공포와 고난을 택한 이유, 공포와 고난을 택할 수..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주된 목소리는 보편성에 대한 요구였다. 지난 6월 10일 2만여 명이 모인 서울 청계광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들린 구호는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하라”였다. ‘조건 없는’이란 관형어에는 “누구나 ‘미친 등록금’에 대한 부담 없이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허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보다 나흘 전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광장에서 “우선 소득 하위 50%까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자”고 발언했다가, 대학생들의 야유를 듣고 하루 만에 “전계층 실시”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보편성에 대한 요구와 그 요구의 즉자적 수용은 그 한계가 분명함에도, 다수 언론에 의해 ‘좌 클릭’이라는 수사로 포장됐다. ‘보편적 접근성’ 요구는 일단 정당 연간 비용 1천만 원을 넘나드는 등록금, ..
둘은 엇갈린 선택을 했다. 하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는 비슷했다. 기업에서 쓰일 '부품'을 찍어내는 하청공장이 된 대학, 체제에 대한 비판적 회의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공부하는 인문학마저 취업률 수치로 평가하는 대학에 속했던 이들 중 한 사람은 대학에 대해 거부 선언을 했고, 한 사람은 '거부' 조처를 당했다. 거부를 선언하며 대학을 박차고 나온 이는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언론은 앞다퉈 그를 인터뷰했고, 동조와 찬사, 반박과 냉소의 담론이 이어졌다. 붙였던 대자보와 같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을 단 책에 대한 리뷰와 저자 인터뷰도 곳곳에 게재됐다. 반면 거부 조처를 당한 이는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했다.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하고 그를 퇴학시킨 대학의 동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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