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질문을 해보자. 영화 은 정말 다수 언론과 평론가들이 말하는 대로 ‘리더십 부재의 시대‘에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준 이순신에 대한 열망 때문에 흥행하고 있는 것인가. 개봉 12일 만이라는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과 다시 부는 김훈의 소설 열풍, 늘어나고 있다는 참배객들을 보면 언뜻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정작 영화 속에 “이순신의 리더로서의 딜레마를 질문하는 대목이 있던가… 영화 안에 백성을 위한 영웅의 면모와 진정한 리더로서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쓰고 있다. 분명 속 이순신에게 새로운 어떤 '리더십의 전형'을 발견해내기는 쉽지 않다. 모든 장수들이 꽁무니를 빼고 있을 때 홀로 앞장 서 싸운 것이 리더십이라면, 모든 장수들을 함께 싸우게 만들지 못한 ..
며칠 전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 박근혜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박정희와 육영수의 영정을 앞에 두고 큰절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진 교수는 “혹시 이런 미래를 원하십니까?”라고 썼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 모습이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미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박정희를 신성화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되어도, 2012년의 한국 사회에서 이런 모습이 일반화하리라 상상하는 건 무리수다. 진 교수도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25년 동안 진화한 한국의 민주화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공고화해 있다. 그런데 이런 지적을 하며 “문재..
이 주의 트윗 @unheim : 노동자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더 널리 퍼져야 하거늘, 그 목소리가 따옴표로 묶인 채 그 누군가의 '지적 재산권'으로 둔갑해 배포를 거부당하는 이 사태의 황당함보다는.... 공작가의 싸가지에 대한 분노가 더 큰 게죠 2009년 여름 쌍용차 옥쇄파업의 이유는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였다. 회사는 정리해고 사유를 ‘경영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쌍용차의 ‘구세주’로 등장한 중국 상하이차가 핵심 기술을 유출한 뒤 회계를 조작해 회사를 법정관리 체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처음부터 기술유출을 우려했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정리해고 이후 법정 관리인은 회사의 운명과 국가 경제를 대의로 내세우며 노동자들을 배제했고, 이명..
둘은 최근 가장 많은 눈길을 끌었다. 한 명은 영화를 만들어 개봉 한 달을 며칠 앞두고 누적 관객 수 237만여명을 모았다. 첫 주 127만여명을 모았던 기세는 어느덧 수그러든 모양새지만, 실패로 불리기엔 아직 이르다. 다른 한 명은 국외 원정도박으로 넉 달 남짓 ‘도피’ 생활을 하다 귀국하면서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입은 옷이 ‘명품’이라며 “겸손하지 못하다”고 비판받고, 쓴 모자가 도깨비 모양을 하고 있다고 “국민을 놀리고 있다”고 야단맞았다. 이미 예상했겠지만 앞은 심형래, 뒤는 신정환이다. 둘은 애매한 위치에 서 있다. 심형래는 평론가들에게 평가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문화평론가 이동연은 “는 별 하나 주기도 아까운 영화”라고 혹평했고, 진중권은 심형래와 ‘심빠’..
남북의 분단은 역시나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등장할 때마다 많은 이슈들을 초토화하고, 오로지 그 논란에만 눈길을 집중시킨다. 이번에는 북한의 3대 세습체제 구축에 대한 비판 여부를 두고 '진보 진영'이 둘로 갈려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휴전선 위에 있는 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말들의 성찬이 당면한 주변 민중의 삶과는 상당 부분 괴리돼 있다는 점, 그리고 그 말들의 성찬이 한쪽의 비상식적인 신실성과 다른 쪽이 그에 대해 내뱉는 '극도의 부정' 혹은 비아냥으로 점철돼 있다는 점에서 논쟁은 상당히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착적 언어와 배제적 언어만 난무할 뿐, 이 논쟁이 도대체 왜 이렇게 뜨거운 감자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성찰과 회의는 그다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다지'라고 단서를 단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