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관조한다. 정적인 그림을 보고 동적인 상상을 한다. 때론 자신의 상상이 개조해낸 캐릭터를 묘사하며 따뜻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까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지점에서 더는 발을 내딛지 않는다. 캐릭터가 처절하게 몸부림쳐도, 그녀는 입을 막고 함께 울지언정, 그 몸부림을 받아 안아줄 깜냥이 자신에게 없음을 알고 그 자리에 주저앉을 뿐이다. 그녀는 담담히 자신의 한계와 자신의 깜냥, 자신의 시선을 글로 표현한다. 그래서 그녀의 글은 몰입하지 않은 만큼이나 깔끔하다. 그는 몰입한다. 개체를 둘러싼 온갖 이데올로기의 틈입이라는 물결을, 그는 온 손가락과 발가락을 동원해 조금이라도 막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끝내 그 개체는 이데올로기의 틈입으로부터 물들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이 막을 ..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관계
2009. 12. 21. 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