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밋밋한 지루함은 참을 수 없는 것이다. 가슴을 헤집는 감동의 목소리는 대중의 귀에 다가가는 첫 순간에만 효과적일 뿐이다. 감동도 반복적으로 강요되면 금세 외면당하고 만다. 평소 텔레비전을 통해 접하기 어려웠던 가수들의 ‘환상적인 목소리’는 사실 도구일 뿐이다. 정작 프로그램이 눈길을 줘야 할 건 누구나 ‘원칙’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는 ‘공정한 사회’, 그 냉정한 현실 법칙의 판타지화이다. 쟁쟁한 가수들을 서바이벌 게임의 정글로 내몰고, 그들의 환호와 좌절을 컨트롤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라고 말하는 프로그램. 나는 손에 땀을 쥔 채 가수들을 정글로 내모는 주체가 된 양 화면에 몰입한다. 정글 같은 현실에서 허덕이던 나는 여기서, 정글을 컨트롤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판타지에 빠진 채 현실의 ..
너를 바라보는 시선
2011. 4. 25.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