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의 인앤아웃 no.19 그는 내내 굳건한 표정이었다. 옆자리엔 그의 아내가 고개를 숙인 채 검은 목도리 위로 눈물을 뚝뚝 떨궜다. 영하의 찬바람 탓인지 눈물은 목도리 위에 한참 응결졌다. 그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서러움을 보듬으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그때 영결식 무대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그들의 마지막 목소리를 다함께 외쳐봅시다. 여.기.사.람.이.있.다!" 순간 그의 얼굴 근육이 꿈틀댔다. 355일 전 그날, 망루에서 먼저 몸을 던진 뒤 뒤이어 뛰어내릴 줄 알았던 아버지와 동료 4명이 불길에 갇혀 내질렀던 절규가 떠올랐을까. 그는 질끈 눈을 감았고, 눈꺼풀 사이에선 눈물이 툭 떨어졌다. 이충연씨는 9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철거민 민중열사 범국민장'에서 그렇게 아버지 이상림씨를..
너를 바라보는 시선
2010. 1. 11. 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