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의 인앤아웃 no.8 1996 비아르 舊 자이르 photo by 성남훈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은 이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한결같이 참담하고 먹먹하다고 했다. 쭈뼛거리며 책을 들었더니, 그 반응은 슬몃 이해가 되면서도 언뜻 표상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엔 병자호란 때의 처절했던 역사가 담담하지만 숨막히는 문체로 서술돼 있었다. 국제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설 속 개인들은 국가가 요구하는 당위에 얽매이지 않았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개인이 희생돼야한다는 이데올로기를, 김훈은 강요하지 않았다. 개인은 철저히 생존 본능에만 충실했다. 그 ‘속물적’ 선택들은 우리에게 내 속의 본능을 날 것 그대로 쳐다봐야하는 불편함을 안겼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국가가 요구하는 당위에 길들여진 것이란 사실을 문득..
너를 바라보는 시선
2009. 10. 13. 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