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생활 초기에 포이동 판자촌 주민들을 취재하다 만난 사람이 있다. 그러니까 벌써 7년 전이다. 그는 자주 입버릇처럼 내뱉는 문장이 있다. 뭔가 머쓱해질 때 혹은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사안이지만 뭔가 말하기가 부끄러울 때, 그는 먼저 “형이 배운 게 있냐, 할 줄 아는 게 있냐”라는 말을 건네며 머쓱함과 부끄러움을 견제한다. 그는 10여년 동안 철거촌과 판자촌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설득해 개발주의 공권력, 그리고 개발주의 공권력과 결탁한 건설 자본과의 싸움을 독려해 왔다. 그가 처음부터 철거촌 주민 생존 투쟁에 대해 대단한 정치 의식을 지녔던 것은 아니었다. 한 보험회사에서 상무의 운전사로 일하던 그는, 1997년 IMF 구제금융 때 사실상 정리해고라고 볼 수 있는 자진사퇴를 했다. "당시에 운전팀..
너를 바라보는 시선
2011. 11. 4.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