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의 인앤아웃 no.12 드라마 의 몰입도가 점점 차오른다. 헝가리와 일본, 중국을 오가는 해외 로케, '불친절한 작가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른 감정전개 속도가 숨막힌다. 이병헌과 김태희, 김소연과 김승우라는 주목도 높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의 변화 혹은 진화도 눈길을 끈다. 영화 의 원작자 로버트 러들럼을 당당하게 오마주했다고 밝히는 작가들의 말처럼 현준(이병헌)의 모습에서 내내 제이슨 본(맷 데이먼)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의 플롯도, 의 냄새도 스토리에 드러내놓고 녹아있다. 무엇보다 에서 눈길이 가는 건 현준의 캐릭터다. 와 같은 한바탕 영웅주의 첩보액션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현준은 "요원으로서의 충성심이나 투철한 애국심, 그런 거 잘 모른다"며 뒤통수친다. 자신을 죽이러 왔다 포로가 된 북한 ..
이재훈의 인앤아웃 no.8 1996 비아르 舊 자이르 photo by 성남훈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은 이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한결같이 참담하고 먹먹하다고 했다. 쭈뼛거리며 책을 들었더니, 그 반응은 슬몃 이해가 되면서도 언뜻 표상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엔 병자호란 때의 처절했던 역사가 담담하지만 숨막히는 문체로 서술돼 있었다. 국제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설 속 개인들은 국가가 요구하는 당위에 얽매이지 않았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개인이 희생돼야한다는 이데올로기를, 김훈은 강요하지 않았다. 개인은 철저히 생존 본능에만 충실했다. 그 ‘속물적’ 선택들은 우리에게 내 속의 본능을 날 것 그대로 쳐다봐야하는 불편함을 안겼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국가가 요구하는 당위에 길들여진 것이란 사실을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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