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이 자유의 언어라면, 책임은 공유의 언어다. 자유는 오롯이 나의 것이다. 나의 신념을 외부에 의해 간섭받지 않는다. 만약 외부의 간섭이 있다해도, 그 간섭은 나의 사유를 거쳐 나의 윤리로 정립되면서 나의 신념으로 다시 변증한다. 반면 책임은 나만의 것이 될 수 없다. 책임은 관계 속에서 이뤄진 행동이나 관계를 규정짓는 권력의 작동으로 인해 파생된 어떤 결과를 짊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책임은 나와 너의 관계 위에 걸친 채 공유된다. 유시민이 지난 19일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트위터(@u_simin)에 쓴 표현은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다”였다. 는 독일의 사회학자 맑스 베버가 펴낸 책 이름이다. 베버는 책에서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의 조화를 거론하면서, 신념윤리보다는 책임..
고백하건대, 안달했다. 지난 주쯤부터였다. 선거가 임박하고 응답률도 미욱한 여론조사 결과가 '위기'를 조장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후보 단일화'를 위한 압박이 이어졌다. 왠지 안달이 났다. 그렇다고 '후단'에 대한 반박도 뚜렷하게 말하지 않았다. 프레임에 엮이지 않아야 한다, 싶어서였다. 그리고 30일,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가 사퇴하고 유시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조장된 '위기'에 덧대 안달했던 나는 드러내놓고 우울했다. 하지만 내 안달과 우울은 그저 자기만족과 자기 위안에 불과했음이 곧 까발려졌다. 각성은 한 선배의 말 한마디로부터 왔다. 부끄러워 잠시 고개를 떨궜다. 무언가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거나 혹은 긴장없이 겉으로만 대충 개입하면 '철저히 개입하면서 적절한 거리두기'로 다가갈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