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모녀’에 무릎 꿇은 알바생에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는 말이 틀린 이유를 쓰면서 부쩍 들었던 생각은 내가 지난 글에서 얘기했던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사례가 조기숙 교수와 그의 지지자들의 인식 사이에 자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글은 => '냉소와 분노의 계급화, 그리고 굴뚝의 저항') 조 교수와의 대화에서 가장 슬펐던 것은, 조 교수의 시선에서는 백화점 주차 알바 일이 ‘앞으로 기회가 많은 젊은이’가 희생할 수 있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진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자리에서 반발하고 일을 때려치는 '즉자적 저항'으로 자존심을 지키라는 명령에는, ‘너는 그 정도의 일 따위를 할 아이가 아니다’라는 시선이 담겨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알바생 1433명을 대상으로..
이재훈의 인앤아웃 no.14 비정규직 연구원인 친구 곽모(28·여)씨는 다가오는 연말이 막막하다. 올 4월 취업한 뒤 3개월 단위로 고용 계약을 갱신해왔는데, 이번엔 연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른이 다가오는 나이를 감안하면 육체적인 위험이 적을 때 아이를 낳아야겠다, 싶다. 석사까지 마친 공부도 더 하고 싶다. 둘 모두를 하려면, 우선 돈을 벌어야하고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하지만 지위는 불안하고, 그에 따라 욕망하는 것들은 모두 언감생심이다. "내가 안정돼야 애도 낳지,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어떻게 아이를 낳겠어." 뜨거워야할 날숨엔 왠지 바짝 날이 서 있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5일 저출산 대응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초등학교 취학연령 1년 단축', '해외 우수인력 이..
이재훈의 인앤아웃 no.5 녀석은 늘 웃음이었다. 독실한 신자로 술을 삼가는 녀석은, 모임마다 끝까지 남아 독주의 고통에 허덕이는 선후배를 챙겼다. 이사를 도우러가면 목장갑을 낀 녀석이 늘 한쪽에서 끙끙대며 짐을 옮기고 있었다. "넌 좀 그만 와도 돼"라고 핀잔주면, 씩 웃고 말았다. 4수로 뒤늦게 4년제 대학 3학년이 된 후배 효준(28)이는 그러던 어느 날부터, 모임에도 이사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 녀석의 목소리엔 웃음기가 묻어나지 않았다. "보습학원 비정규 강사로 일해요"라고 했다. 처음 넉 달은 80만원, 이젠 100만원 받는다.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꼬박 수업한 대가다. 때문에 녀석은 대학 강의를 오전에 몰아서 듣는다. 4.2점을 웃돌던 학점은 3점을 겨우 넘긴다. 밥값과 교통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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