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수컷의 관계맺음은 지배 혹은 굴종의 아비투스로 점철된다. 원시의 정글에서 수컷은 먹이 사냥에 더해 다른 수컷으로부터 사냥한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궁리도 해야 했다. 이때 수컷은 먼저 온전히 근육의 부딪힘으로 우위를 겨룬다. 힘이 센 수컷은 당연히 약자의 사냥감을 빼앗지만, 그렇다고 모두 빼앗진 않는다. 약자가 굶어 죽으면 결국 강자가 누릴 사냥감의 절대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틈을 이용해 약자인 수컷은 나름의 처절한 생존법을 배운다. 강자에게 “받들어총!”으로 굴종하면, 승산이 없는 힘겨루기를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비율의 먹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수컷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 마냥 지배 또는 굴종했다. 현대의 수컷들도 진화하지 않았다. 게다가 근대의 가..
‘잘했군 잘했어’ 정애리를 통해 본 집착의 모성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해석된다. 내가 존재하고 내가 욕망하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너, 인간관계에서 체득했다는 걸 의미한다. 즉 나는 너다. 인간은 관계 속에 존재하지 않으면 해석될 의미가 없다. 아니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유태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에서 “‘나와 너’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말해질 수 있다. 온 존재로 모아지고 녹아지는 것은 결코 나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너’로 인하여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라고 했다. 인간은 타인의 존재 방식을 고려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여기 ..
아이들이 희희덕거린다. 모르는 아이들이 비웃는 건 꾹 참으면 된다. 하지만 매일 집에 같이 가는 ‘영희’가 나를 외면한 채, 반 아이들과 함께 웃는 모습은 견디기 힘들다. 배신감이 든다. 교탁 앞에서 엄마 대신 일일교사로 온 이모가 온갖 천을 덧댄 우스꽝스런 옷을 입고, 남들보다 굵은 특유의 목소리로 내 친구들에게 친한 척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보편적인 모양새의 엄마나 이모를 원할 뿐, 독특함과 특별함, 그리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다들 어리니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보단,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하는 법을 배우는 데 급급한 그저 아이들일 뿐이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자신과, 아니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과 다르다손 싶으면, 집단에 기댄 채 그 다른 존재를 비웃고..
역사란 늘 해석하는 자의 몫이다. 진실과 사실 사이에 늘 이견이 존재하듯 역사의 해석에도 다른 견해가 분분하다. 하지만 후한 말 중국을 소재로한 삼국지(三國志)만큼 이견이 적은 역사 해석이 존재할까. 대부분의 평역 삼국지에서 인물 각색은 비슷한 구도를 보인다. 유비는 우유부단하지만 너그러운 덕치주의자 이미지, 손권은 공격보단 수비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수성주의자 이미지, 조조는 교활하고 잔인한 간웅의 이미지로 고착화됐다. 아마 정사 삼국지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가진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문열이 삼국지에서 평했듯 “모든 것을 다 할 줄 아는 만능의 치자보단, 모든 것을 다 할 줄 아는 사람을 부릴 줄 아는 인치(人治)의 치자가 더 사랑받는 대중의 지지”도 한몫했을 것이다. 때문에..
삶은 참 팍팍합니다.우리는 점점 나이가 들수록 내가 하고싶어하고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일보다,남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일을 해야하는 비중이 더 커지는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그와 비례해 우리가 점점 더 의존의 비중을 키워가는 건 바로 ‘관계의 힘’인 것 같습니다.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도,그나마 콱 막힌 가슴을 주물러주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삶을 버텨나가는 힘을 얻습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은 스포츠 영화입니다.처음엔 반목하고 갈등하던 팀원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고 결국 그 믿음을 바탕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어찌보면 뻔한 스포츠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평생 자신이 운동해온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새로운 시..
인연이란 어떤 걸까요.거리에서 옆을 스치듯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각자의 소속된 곳에서 동료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사람들,친구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만나온 사람들….그 가운데 ‘유일한 너의 나,나의 너’가 될 수 있는 인연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인연으로 맺어진 이들을 ‘운명’이라 부르나 봅니다. 여기 2명의 남녀가 있습니다.남자는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10년전 만나 오랫동안 사랑하던 여인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겼죠.낮에는 거리의 사람들이 원하는,대중적인 노래를 불러야하지만 인적이 드문 밤거리에선 자신의 상처를 소재로 직접 만든 노래를 부릅니다.일거수일투족조차 놓치기 싫어 홈비디오 카메라로 모습을 담아뒀던 그녀지만 지금은 “I don't wanna her back.(그녀가 돌아오길 원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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